세상에 벌써 마지막 회고라니..
7월 어느 날 시작한 프로젝트가 벌써 10주가 지나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한여름에 시작할 땐 언제 10주가 지나지 했는데, 이젠 살짝 춥기도 한 가을의 초입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루프팩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루프팩을 시작하기 직전 6월,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다.
SNS에서만 보던 일이 나에게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잘 가다가 갑자기 모르는 길 한복판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한동안 방향도 잃고 방황도 조금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친구에게 루퍼스에서 이 과정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침 시간도 뜨고 퇴직금도 생겼겠다.. 같이 해보자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작년에 비슷한 플랫폼에서 비슷한 코스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땐 솔직히 목적지향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술을 쓰는지가 중요했고, 당장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했고, 왜 그 기술을 쓰는지, 어떤 사이드 이펙트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적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성장은 있었지만, 처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진 못했다.
그때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서 이번엔 다르게 해보려 노력했다.
단순히 어떤 기술을 썼다가 아닌, 왜 써야 하는지를 더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왜 하필 그 기술인지, 그 선택으로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생기는지, 그리고 스스로 적정선을 어디쯤 잡아야 하는지를 의식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생각나는 몇 가지 선택들이 있다.
첫 번째는 테스트 코드에 DCI 패턴을 적용했을 때이다.
예전에는 테스트 코드를 거의 작성하지 않았고, 개발이 급해지면 필요성을 제일 먼저 제외하곤 했다.
이번에는 테스트를 단순히 동작 확인만이 아니라 명세와 의도를 드러내는 도구로 바라보려 했다.
DCI (Describe-Context-It) 패턴을 적용하면서 테스트만 읽어도 어떤 시나리오를 다루는지 보이도록 구성하려 했다.
덕분에 이 코드가 왜 필요한지, 어떤 상황을 검증하는지에 대해 좀 더 명확해졌다.
물론 아직 가독성에 대한 부분은 좀 더 개선해야겠지만 적어도 테스트는 부차적인 것이라는 예전 생각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처음엔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고쳐봤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미미해 충격먹은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다음 DB 인덱스를 적용해 크게 성능이 개선되었지만, 대용량 트래픽 상황을 가정했을 땐 부족하다고 생각해 Redis 캐시까지 추가하게 되었다.
캐시는 분명 빠르지만 그만큼 Redis에 강하게 의존하게 되고 그만큼 장애 지점과 관리 포인트가 많아진다.
이런 트레이드오프를 생각하면서 정말 필요한 지점에만 Redis를 추가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하게 결합된 로직을 트랜잭션 단위로 나누고 내부 이벤트로 분리한 다음 Kafka까지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핵심 로직이고 어디부터가 부가 로직인지 계속 고민했다.
괜히 분리해서 관리 포인트와 보상 트랜잭션 등 부가로직만 늘어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됐다.
그럼에도 도메인 간 결합도를 낮추고 경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더 확장성 있는 구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는 당장 돌아가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왜 이걸 선택하는지,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따르는지를 먼저 생각했다는 점이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 자체가 아니라 선택의 맥락과 기준이라는 걸 배웠다.
정합성, 확장성, 유지보수성 같은 단어들이 비로소 나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루프팩은 끝이 났지만, 지금 이 시점은 마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 같이 느껴진다.
10주 동안 겨우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감을 잡았을 뿐이니까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이번에 얻은 시각으로 접근하도록 계속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때 배운 것들을 이렇게 실제 서비스에 녹여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리고 벌써 다음 기수를 모집 중이던데 약간 시원섭섭한 기분이랄까..
하지만 혹시나 나처럼 헤메고 있다면 루프팩 코스를 정말 추천하고싶다.
아직 세미나 전이던데 그거만 들어도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혹시 금액이 고민이라면 할인 레퍼럴 코드( SMQPH )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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